
I. 개요 General Discussion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신생아와 소아에서 발생하는 심각하고 지속적인 저혈당을 일으키는 것 중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25,000 ~ 50,000 출생 당 1명꼴로 발생하며 60% 정도가 생 후 첫 달에 진단을 받는다. 조기 치료와 철저한 저혈당 예방으로 뇌손상을 막을 수는 있으나 진단 전 혹은 불충분한 치료로 인해 저혈당으로 인한 뇌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인슐린은 인체 내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음식물 섭취 등으로 혈당이 상승할 경우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선천성 고인슐린증 환자에서는 이러한 조절 역할을 하지 못하고 혈당에 관계없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그 결과 환자들은 저혈당에 빠지게 된다.
저혈당이 발생하면서 뇌세포가 주로 사용하는 포도당, 케톤, 젖당 등을 유지하지 못하며, 체내의 단백질이나 지방으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여 뇌세포의 손상을 입게 되고 그 결과 경련질환, 학습장애, 뇌성마비, 실명, 심하게는 사망에도 이르게 된다.
II. 증상 Symptoms
선천성 고인슐린증의 증상은 신생아나 영아들이 보이는 정상적인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보챔, 졸림, 무기력(lethargy), 과도한 배고픔, 빠른 심박수 등이다. 더 심각한 증상으로 경련, 혼수(coma)에 이를 수 있다. 조금 더 나이가 든 소아나 성인에서는 떨림, 위약감, 피로, 착란(confusion), 빠른 심박수가 주로 나타나고 더 심한 경우 경련이나 혼수에 이를 수 있다.
III. 원인 Causes
1. 일과성 고인슐린증 (Transient hyperinsulinism)
임신나이보다 작은 영아나 미숙아의 경우 과다한 인슐린 분비로 인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태아절박가사(fetal distress)를 겪은 영아에서도 저혈당이 발생한다. 이 경우, 인슐린 이상 분비의 원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이런 경우에는 며칠에서 몇 달 내에 호전이 된다. 당뇨가 있던 산모에게서 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도 일과성으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나 수유가 잘 진행되어 저혈당이 사라지면 다시 재발하지는 않는다.
2. 지속성 고인슐린증 (Persistent hyperinsulinism)
고인슐린증을 일으키는 몇 가지의 다른 유전적 결함들이 밝혀졌다.
가) 상염색체 열성 KATP 통로 이상에 의한 고인슐린혈증
'선천 지속적 고인슐린혈증에 의한 영아기 저혈당증'이나 'nesidioblastosis'로 알려져 있던 질환으로, 11p15.1 염색체에 있는 SUR 또는 Kir6.2 유전자의 돌연변이라는 분자유전학적 기전에 의해 발생되며 상염색체 우성 또는 열성으로 유전된다. 출생 후 1-2일에서 3개월 이내에 심한 저혈당증이 발생하는데, 환아는 출생 시 거대아 소견을 보이고 diazoxide와 같은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반면, 칼슘 통로에 작용하는 octreotide에는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다. 이 약제에 효과가 없을 경우 췌장 근전 절제술(near total pancreatectomy)을 시행하게 된다. 병리학적 소견은 미만 베타 섬세포 증식과 국소 샘종 병변으로 구분된다.
나) Glucokinase(GK) 고인슐린혈증
7p15-p13 염색체에 있는 glucokinase 유전자 돌연변이로 glucokinase 활성도가 증가하여 발생한다.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하는 형으로, 출생 후 6개월 이후에 저혈당이 발생하며, 출생 시 체중은 많이 나가지 않는다. Diazoxide에 잘 반응하며, 저혈당증도 그다지 심하지 않아서 예후도 좋다.
다) Glutamate dehydrogenase(GDH) 고인슐린혈증
가벼운 고암모니아혈증이 동반되는 저혈당증 질환으로 대개는 산발적으로 발생하나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기도 한다. GDH 유전자 돌연변이로 GDH가 활성화 되고 이로 인하여 베타 섬세포 내 ATP가 증가함으로써 고인슐린혈증이 초래된다. GDH는 주로 아미노산을 섭취하였을 경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고단백식사를 할 때 발생하므로 계란과 육류와 같은 고단백 식품을 빵, 당이 풍부한 쥬스, 파스타 등과 같은 음식 없이 섭취할 경우에는 심각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단백질이 적은 모유를 섭취하다가 조제분유로 바꾸어 수유하는 시기에 잘 발생하며, 대게는 생후 6개월 이후에 중등도의 저혈당 증상을 보인다. 약제(diazoxide)와 저단백 식사에 반응을 잘한다.
라) Beckwith-Wiedemann 증후군
인슐린, SUR, Kir6.2, 그리고 IGF-2 유전자가 근접해 있는 염색체 11p15.5 부위의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50%에서 췌장 베타 섬세포의 과다형성을 동반하여 생후 1주 이내에 심한 저혈당증이 발생한다. 거대 체구, 거대설, 소두증, 배꼽 탈장, 거대 내장 등을 보인다. 귓불에 뚜렷한 측면 균열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대다수에서 편측 비대가 일어난다. 또한, 저혈당증을 가진 유아들에서 미만 베타 섬세포 증식을 관찰할 수 있다.
IV. 진단 Diagnosis
고인슐린증 환자의 인슐린 농도는 시간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인슐린 농도 뿐 아니라 인슐린 활동과 관계된 다른 지표들을 함께 고려해야한다. 포도당 주입 중에도 영아에서 저혈당이 발생할 경우 고인슐린증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저혈당 때 낮은 유리 지방산 농도나 케톤의 농도를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저혈당 상태에서 글루카곤을 투여했을 때 혈당이 오르는 것은 고인슐린증의 민감한 증거이다. 경험이 많은 병원에서는 안전한 장치를 하고 저혈당을 유발해서 고인슐린증을 증명할 수 있다. 18-F-DOPA PET 스캔과 같은 핵의학 검사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V. 치료
1. 약물
저혈당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가 뇌손상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저혈당은 입으로 탄수화물을 함류한 음료를 마심으로써 치료될 수 있으나 심할 경우 정맥으로 포도당을 주입하거나 글루카곤을 주사해야 한다. 치료의 목표는 소아가 정상적인 식생활 주기 속에서 약간의 안전장치로도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세 영아의 경우 밤에 10-12시간 동안 먹지 않고 자기 때문에 적어도 14-15시간 동안 약물의 도움을 받으며 금식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약물로는 diazoxide, octreotide, glucagon 등이 이용된다. Diazoxide는 하루 2~3회 경구 복용을 하며, KATP 통로에 작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므로 GK 고인슐린혈증이나 GDH 고인슐린혈증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상염색체 열성 KATP 통로 이상에 의한 고인슐린혈증에서는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다. Octreotide는 주사제제로 피하주사를 통해 투여하는데, 처음에는 약물에 반응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Glucagon은 간에서의 당 배출을 촉진 시키는 작용을 하며 피하주사나 정맥주사로 투여하게 되는데, 응급상황에 경구 섭취를 할 수 없는 경우 사용하게 된다.
2. 수술
KATP 통로 이상에 의한 고인슐린혈증 환자 중 미만성의 경우에는 95-99%의 췌장절제가 필요하다. 이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완치되는 것은 아니며 식이 조절과 투약이 필요하다. 또한 반복적으로 수술을 받아야할 수도 있다. 수술을 통해 약물을 줄일 수 있고 심각한 저혈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국소성의 경우에는 췌장의 작은 부분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이다. 성공적으로 제거되었을 경우는 추가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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